2008년 10월 12일
종횡무진 한국사, 남경태, 그린비, 2001


남경태씨의 종횡무진 3부작 시리즈의 마무리에 해당하는 책이다(별도로 남경태씨가 번역한 종횡무진 동로마사도 있다). 서양사와 동양사를 거쳐서 한국사까지 오게 되었다. 앞의 서양사와 동양사와 다르게 한국사는 두 권으로 나눠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상, 하권을 합치면 800여쪽이 되니 분량도 만만찮다. 하지만 역시나 쉬운 서술과 좋은 가독성으로 읽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종횡무진 3부작을 읽으면서 얻는 점도 많았고 본의 아니게 남경태씨의 역사관에 휩쓸리기도 하였다. 아무래도 한 사람 책만 여러 권 읽다보니 생기는 일이다. 그의 시각에 휩쓸리기는 하였으나 남경태씨는 그동안 내가 보던 역사 관점과 다른 시각을 제시해 줬으니 그 나름대로도 의미가 있는 듯 싶다.
책 얘기로 넘어가자면 종횡무진 한국사는 일반적인 역사책과는 조금 다르다. 그리고 국사책과는 좀 많이 다르다.^^; 이 책은 민족주의적인 시각을 거의 배제한 상태에서 쓰였다. 사실 민족주의적 시각을 배제한 것을 넘어서 한국 역사의 지배계층을 조롱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런 역사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한국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도 보인다. 나름대로는 굉장히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보이는 데 비인간적인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휴머니즘은 객관적이고 냉철한 이성 위에서 세워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철없는 감상주의가 만드는 모순이 더 비인간적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책 뒷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한민족이라는 민족적 관점보다는 한반도라는 지리적 관점을 중요시하는 책이다. 역사에서 지리적 요인이 단지 부수적인 배경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파시즘적 민족주의와 진실을 왜곡하는 민족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원래 한국 역사책은 분노와 안타까움 없이는 읽지 못하는 법인데 거기다 대고 조롱을 하고 있으니 오히려 기분도 후련하고 카타르시스도 간혹 느끼게 된다. 자기비하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한데 어쩔 수 없이 한국 역사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이 쓸쓸히 드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는 한국 사람이 맞나 보다.
# by | 2008/10/12 00:34 | 책느낌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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